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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폴리 Ⅲ 완공 … 구도심에 생기 불어넣는다
5개 폴리 11개 작품 설치 완료

2017년 09월 19일(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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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초등학교 앞에 설치된 ‘I LOVE STREET’의 노란 계단.
아이들은 신이 났다. 거대한 거리 칠판에 다양한 그림을 그리는 아이, 분수에서 쏟아지는 물줄기를 맞는 아이, 트램펄린을 뛰는 아이, 모래 놀이를 하는 아이, 샛노란 옷을 입은 노란 철제 계단을 뛰어오르는 아이…. 그들의 얼굴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18일 광주 서석초등학교 앞 보행자 거리에 설치된 ‘광주폴리 Ⅲ’ 중 광주와 네덜란드 합작품 ‘I LOVE STREET’에서는 가을날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졌다. 이날, 폴리 제작과 관련해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던 서석초등학교 학생들은 작품 완공을 기념해 ‘내가 사랑하는 것’을 주제로 드로잉 축제를 열었다.

광주폴리 마지막 작품인 네덜란드 작가 위니마스의 ‘I LOVE STREET’가 이날 완공되면서 ‘광주 폴리 Ⅲ’ 전체 11개 작품의 설치가 완료됐다. ‘광주폴리 Ⅲ’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2017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날 공개된 ‘I LOVE STREET’는 서석초 130m에 이르는 보행자 거리 전체를 하나의 캔버스처럼 활용한 게 눈에 띈다. 대형 글씨로 ‘I LOVE’가 쓰인 공간은 각각 모래밭, 잔디, 분수, 트램펄린, 대형 거리 칠판 등 다양한 컨셉으로 구성돼 특색을 줬다. 또 노란색 철제 계단은 작품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역할을 하며 계단 아래에는 조만간 미디어 아트 작품이 설치될 예정이다. 거리 주변으로는 나무 테크를 깔아 편하게 쉬어갈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한다.

이번 폴리는 시민들이 함께 지키고 만들어냈다는 데도 의미가 있다. 최근 화제가 된 서울역 고가 보행길 ‘서울로 7017’을 설계한 위니마스는 광주가 지나치게 차량 중심의 도시인 점이 아쉬워 ‘걷기 좋은 도시 광주’를 위한 작품을 구상했다. 하지만 작품이 들어설 예정이었던 공간이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주차장 진입로가 될 상황에 처했고 주민, 시민단체, 학교 관계자 등은 ‘보행자 전용로 지키기 시민모임’을 결성해 공청회 등을 개최하며 공간을 지켜냈다.

현장에서 만난 서석초 5학년 김윤서 양은 “수업이 끝나고 놀 수 있는 공간이 생겨 너무 좋다”며 “거리 칠판엔 우리 학교의 멋진 나무를 그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뷰(View)폴리’도 언론에 처음 공개됐다. 천의영 ‘광주폴리Ⅲ’ 예술감독과 함께 돌아본 ‘뷰(View)폴리 설치 작품 자율건축’은 천감독의 말처럼 ‘반전’과 ‘의외성’의 흥미로운 공간이었다.

광주영상복합문화관 옥상에 자리한 ‘뷰(View)폴리’는 독일 미디어아트그룹 리얼리티즈 유나이티드의 팀 에들러&얀 에들러와 한국 건축가 문훈이 함께 작업했다. 건물 6층에서 외부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만나는 폴리는 ‘예기치 않은 발견의 즐거움’을 준다.

다양한 색깔의 ‘CHANGE’라는 글귀는 사람들이 직접 조작하며 ‘CHANGE’ 할 수 있고 화려한 색으로 칠한 철제 구조물과 의외로 넒은 공간들도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지하에 자리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초록색 잔디밭이 아름다운 하늘정원, 무등산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어 반갑다. 특히 전당과 하늘정원을 비롯해 도심 곳곳에 조명이 들어오는 야간 경관이 아름답다는 게 천 감독의 설명이다.

폴리를 관리하는 광주비엔날레 재단은 10월부터 일반에게 개방할 예정이다.

(재)광주비엔날레와 광주시가 주관한 ‘광주폴리 Ⅲ’은 ‘도시의 일상성 - 맛과 멋’을 주제로 뷰(View)폴리, GD(Gwangju Dutch)폴리, 쿡(Cook)폴리, 현상공모 당선작인 뻔뻔(FunPun)폴리, 미니(Mini)폴리 등 5개 유형 11개 작품으로 구성됐다.

쿡폴리는 현재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장진우 작가가 참여한 동구 산수동에 한옥을 리모델링한 한식레스토랑 ‘청미장’과 유리온실 콘셉트의 카페 ‘콩집’은 광주청년협동조합 ‘맛있는골목협동조합’이 운영 중이다. 무엇보다 도심 재생 활성화와 청년실업 등의 사회 문제를 ‘식당’이라는 형태의 해결책을 제안하면서 의미를 더했다.

대국민 아이디어와 현상 공모로 선정된 서울의 김찬중 건축가와 광주의 진시영 미디어 작가의 뻔뻔(FunPun)폴리는 충장로 등지 4개소에 설치됐다. 문의 형태를 지니고 있으면서 직접 조작하거나 움직임에 반응하는 4가지의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중이다.

광주비엔날레 재단은 기존 1차, 2차 광주 폴리 작품들과 함께 3차 폴리에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천의영(경기대학교 건축설계학과 교수) 광주폴리Ⅲ 총감독은 “이번 3차 광주폴리는 간과된 도시의 공간들을 활용하고 뜻밖의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며 도시의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라며 “폴리가 도시를 경험하고 체험하는 색다른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 062-608-42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