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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구설수 끊이지 않는 이유는?

2016.03.30 14:35

사무국 조회 수:10045

 

전문경영능력 부재, 중앙회 견제 부실 지적

여직원 퇴사 강요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강원 원주 모 농협의 인터넷 홈페이지. 모두의 행복을 바라는 영문 구호 'Happy together'를 전면에 게시하고 있다. (사진=홈페이지 캡처)
강원 원주의 한 농협에서 발생한 부부사원 퇴사 강요 사건(CBS노컷뉴스 3월 28일, 29일 보도)으로 다시 한번 농협의 자정 노력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으로 여성 차별을 비롯한 직원의 인권을 침해하는 악습도 벗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NH농협 임원 가운데 여성은 전혀 없고 정규직 여성 비율도 10%에 미치지 못하는 등 일명 '유리천장'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체계적이지 못한 인력 채용 등 인사시스템도 때마다 도마 위에 오른다. 2013년 농협 국정감사에서는 전국 1천 163개 지역농협에서 전현직 임원 자녀 211명이 근무 중이고 이 가운데 157명이 필기시험도 없이 채용했다는 질책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밖에 잇따르는 횡령, 비리, 금융사고도 단골메뉴가 된 지 오래다. 직원은 직원대로, 조합원은 조합원대로 실망할 수 밖에 없는 악순환이 이어지는데는 '전문경영능력 부재'와 '농협중앙회의 견제 부실'이라는 교차점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농협 중앙회 간부는 "특히 지역농협의 경우 조합장 자체가 경영능력을 검증받은 전문 경영인이 아닌데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상임이사 역시 계약직 신분이라 자기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조합장과 코드를 맞출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조합장 개인 역량이나 가치관에 조직 운영을 맡기다보니 곳곳에 부실 위험성이 산재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한 경직된 노사관계는 갈등으로 이어져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는 또 "지도, 관리 감독 권한이 있는 농협 중앙회도 자체 사업에 치중하고 지역농협과 경쟁하는 구도로 굳어지다보니 제대로 된 지역농협 조합장들의 전문 경영 교육이나 노사 관계 교육은 뒷전으로 미뤄지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역농협이 스스로의 변화와 함께 자신들의 결사체인 농협 중앙회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지역농협 구성원들의 의식전환이 시급하다는 견해도 있다.

전국협동조합 노조 강원지역본부 박찬준 교육선전국장은 "경영진과 조합원, 직원이 서로를 지역농협을 이끄는 주체로 인식하고 인정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이런 구도가 정착되면서 농협을 진정한 협동조합의 모습으로 만든다면 지역 농협은 물론 농협중앙회도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