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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으로 전선 옮기는 성과연봉제①]노사 정면충돌…10만 은행원 집단반발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 “은행원 월 급여는 498만원으로, 산업 전체 평균보다 54%나 높다. 성과에 따라 차등화된 월급을 받아야 한다(사측)”

“실적 압박에 은행원들은 주당 56시간, 많게는 60시간씩 일한다. 일은 일대로 하고 월급도 생각만큼 많지 않다(노측)”


올해 금융권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인 ‘성과연봉제’의 불길이 9개 금융 공기업에 이어 시중은행으로 옮겨붙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1차 교섭에서 상견례를 마친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오는 2일 2차 산별교섭에 나선다.

성과연봉제 도입 자체에 대해 노사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만큼 입장 좁히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탈퇴한 7개 금융공기업을 제외한 27개 금융기관을 대표해 KEB하나은행, 경남은행, SC제일은행이 금융노사 대표와 함께 4대 4로 협상에 임한다.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2일 성과연봉제 도입을 놓고 2차 산별교섭에 나선다. 사진은 지난달 23일 1차 교섭 당시 모습.
한 달에 세 번은 실무자급 회의가 진행되고 나머지 한 번은 기관장이 참석하는 대표자 회의가 진행된다.

2일 회의는 실무자급으로 금융노사 대표들은 자신들의 안건에 대해 설명하고 상대편 안건에 대한 반박하는 논리와 근거를 제시할 예정이다.

답보상태였던 성과측정 모델개발을 위한 노사 공동의 태스크포스(TF) 구성도 추진된다.

일단 교섭이 시작은 됐지만 타결까지는 쉽지 않아 보인다. 워낙 양측의 입장 차기 크기 때문이다.

사용자협의회는 ▷2016년 임금 동결 ▷신입직원 초임 조정 및 신규채용 확대 ▷호봉제 폐지 및 성과연봉제 도입 ▷저성과자 관리방안 도입 등을 안건으로 제시했다.

반면, 노조는 ▷개인성과 차등 임금제도 금지▷직원(신입직원 포함)에 대한 취업규칙 변경 시 노사합의▷성과평가를 이유로 해고 등 징벌 금지 등 협의회와 상반된 안건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입장 역시 완고하다. 특히 사용자협의회 측은 금융공기업 9곳이 모두 성과연봉제 도입을 완료한 만큼 압박감이 클 수 밖에 없다.

협의회는 은행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고 생산성과 별개로 매년 ‘따박따박’ 오르는 은행원의 급여체계가 경영상 큰 압박이 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다른 산업계와 달리 유일하게 남은 호봉제가 은행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조준모 성균관대 교수와 우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금융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임금체계 개선방안’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금융권의 ‘월 총 급여’는 498만원으로 산업 전체 평균 ‘월 총 급여액’(323만)보다 54%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나 실적에 연관돼 오르락내리락하는 다른 산업계와 달리 금융권 연봉은 조사기간인 2006년에서 2014년까지 상승일로였다.

현재 적용중인 성과평가도 비중이 작을 뿐만 아니라 개인이 아닌 집단(지점) 중심으로 이뤄져 제대로 된 성과주의가 아니란 점도 강조하고 있다.

직원보상이 은행 전체 실적과 연동되지 않고 담당 사업본부, 영업점 성과에 따라 반영되는 점도 개선해야 한다는 게 사측의 생각이다.

하지만, 노조의 생각은 다르다. 




각 은행마다 상황이 모두 다름에도 불구하고 일괄적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겠다는 건 위험한 발상이라는 논리다.

그럼에도 사측이 정부의 압박에 떠밀려 무리하게 성과연봉제를 밀어부치고 있다고 항변한다.

성과를 측정한다지만 부서, 업무 등에 따라 다른 개인의 평가를 하기 어렵고 자칫 성과 경쟁이 불완전판매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마치 은행원들은 모두 연봉 1억원을 받는 줄 안다. 요즘엔 은행원이 공공의 적이 된 느낌”이라면서 “그만큼 일도 많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은행원은 “차ㆍ부장이나 많이 받지 우리 같은 대리급은 일은 일대로 하고 월급도 생각만큼 많지 않다”고 했다.

최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노동연구원이 함께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2년 기준 금융노동자들의 근로시간은 주당 평균 56시간에 달한다.

바쁜 시기에는 주당 60시간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은행원들은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가장 큰 이유로 과도한 성과문화를 꼽았다.

전체 응답자의 40%가 실적 압박 등의 과도한 성과 문화를 초과근무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노사가 팽팽히 맞서면서 일부에서는 성과연봉제 도입 관련해 올해 내 산별교섭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정치권도 가세하면서 성과연봉제 도입 논쟁은 더 심화될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각 은행마다 ‘낮은 단계’의 성과주의 확산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우수한 성과를 올린 직원에 대해 특별승진을 단행한 데 이어 노조와 개별적으로 성과주의 확대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임금피크제, 초과이익배당금(PS)지급 여부 등을 놓고 노조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부터 성과에 따라 임금피크제 적용시점이 미뤄지는 차등형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만 55세부터 정년인 60세까지 임금피크제 대상이지만 성과와 평판 등이 뛰어난 경우 임금피크제 적용이 유예되는 방식이다.

우리은행도 노조와 성과연봉제 도입을 위한 TFT를 가동하고 있으며, 농협은행도 성과주의 조직문화 정착을 위해 성과평가 지표 개발 등을 통해 개인성과 평가 시스템을 마련중이다.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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