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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민·정 파트너십’ 일자리 새 패러다임 창출
2016년 06월 29일(수) 00:00


기아차 광주공장 62만대 생산규모 100만대 증설 전제
4천만원대 ‘적정임금’…고용절벽 속 일자리 1만개 구상
사회적 대타협 주목…노조동의·신규투자 유치 등 관건


제조업의 위기, 고용절벽의 시대다. 경기부진과 조선업 등 기업 구조조정이 맞물리면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고용사정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구조조정과 고용위기 등 대안부재의 시대, 노·사·민·정 대타협을 통한 새로운 패러다임 창출을 골자로 한 ‘광주형 일자리 모델’이 주목받는 이유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업 구조조정과 고용위기와 관련, ‘광주형 일자리’를 눈여겨보고 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부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추진중인 정책에 대해 이례적으로 힘을 실어주는 등 재조명되고 있는 ‘광주형 일자리’의 현재와 과제 등을 점검해 본다.


◇윤장현 시장 핵심 공약
광주형 일자리는 민선 6기 윤장현 광주시장의 핵심 공약이다.
현재 62만대 수준인 기아차 광주공장에 더해 친환경 자동차 등 생산규모를 100만대로 끌어올리는 것을 전제로, 관련 부품회사 등 일자리 1만개를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광주형 일자리는 사용자-노조-지방정부 간 협조, 이른바 노·사·민·정의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한 ‘파트너십’을 통한 새로운 패러다임 창출이 골자다.
이 파트너십을 통해 저생산성-고임금-장시간노동을, 고숙련-고부가가치-고임금의 선순환 체계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광주시는 이를 위해 박병규 전 기아차 광주공장 노조위원장을 사회통합추진단장으로 채용, 노동 정책과 비정규직 문제 등을 총괄하도록 했다.
광주형 일자리는 독일 볼프스부르크 지역의 일자리 정책, 폴크스바겐 ‘아우토(AUTO) 5000’을 벤치마킹했다.
볼프스부르크는 인구 12만명 중 5만여명이 폴크스바겐 본사 공장과 협력업체에서 근무할 만큼 자동차 의존도가 높았다. 하지만 1990년 통일 등으로 독일 내부 산업경쟁력이 급격히 악화되자 폴크스바겐은 공장 해외 이전을 추진했고, 이후 지역 경제 붕괴우려가 이어지자 1999년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지 않는 대신, 5,000마르크(약 3,500만~4,000만원) 수준의 임금을 받는 노동자(실업자) 5,000명을 채용하겠다”는 ‘아우토 5000’을 제안했다.
이후 독일 금속노조와 폴크스바겐은 2001년 교섭을 타결했고, 폴크스바겐은 실제 볼프스부르크시에서 실업자 3,500명을 채용하고 생산라인을 증설했다. 노동자들은 6개월간의 교육 기간을 거쳐 미니밴 투란, SUV 티구안 등 인기차종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아우토 5000은 노동자와 사용자 동수로 구성된 사업장평의회 등을 통해 직장 내 주요 사안을 결정하는 노사 협치 모델로 자리잡았다.

◇광주경제 근간 자동차산업 명암 공존
광주형 일자리는 기아차 광주공장으로 대변되는 자동차산업이 지역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연관이 깊다.
한국노동연구원의 광주형 일자리모델 구축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기아차 광주공장의 생산량은 2000년 16만대에서 2013년 48만대까지 약 3배가량 성장했고, 이 기간 자동차 부품업이 광주지역 부가가치에서 차지한 비중은 1.8%에서 10.6%로 크게 높아졌다.
부품사의 고용규모도 2.6배 증가해 완성차(1.4배)보다 고용창출 효과가 큰 것으로 확인되는 등 자동차산업의 ‘낙수효과’는 두드러졌다. 반면 양적인 성장과 달리 부정적인 요소도 뚜렷했다.
정규직보다 사내하청 노동자 수가 많은 부품사가 있는데다 공장 전체를 사내하청으로 운영하는 대기업 부품사가 존재하는 등 사내하청이 일반화된 점은 우선 지적되고 있다.
고용의 확대가 저임금 비정규직 일자리에 집중되고 있다는 반증으로, 노동시장의 왜곡된 형태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게 보고서의 진단이다. 또 부품사의 수익성이 전국 평균보다 낮게 나타났고, 낮은 수익성은 낮은 임금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광주지역 1차 부품사의 평균 순이익률은 1.3%에 불과해 전국 평균(4.6%)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고, 영업이익률도 2.3%로 전국 평균(5%)보다 현저히 낮았다.
특히 광주지역 자동차 부품사의 소득 양극화가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높아 사회적 갈등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지적됐다.
기아차 정규직의 평균 연봉이 약 1억원이지만, 사내하청 노동자는 절반 수준인 5,000만원을 받는다. 1차 협력사인 K사의 생산직 연간 평균임금은 4,800만원이었고, 1차 부품사 사내하청 노동자는 3,000만원이었다.
2차 부품사 평균 임금은 2,800만원, 2차 부품사 사내하청 노동자의 연봉은 2,200만원으로 완성차를 만드는 대기업 노동자가 받는 평균 연봉의 약 5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보고서는 이같은 원하청 간 임금격차가 계층 간 갈등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임금 4,000만원 혁신공장 설립
광주형 일자리는 사회통합을 기반으로 임금 양극화 등 고착화된 갈등 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핵심은 제3의 법인 형태인 ‘혁신공장’ 설립으로, ‘아우토 5000’과 유사하다.
아우토 5000 생산시설은 기존 폴크스바겐 공장 내부에 증설됐지만, 노동자를 채용한 것은 폴크스바겐이 아닌 독립법인 아우토 5000이었다. 한 공장 안에 두 개의 법인과 두 개의 임금체계가 공존한 셈이다.
광주시가 관심을 기울이는 대목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의 보고서는 이를 위해 아우토 5000이 독일식 직무급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통일임금’을 도입했듯, 광주의 혁신공장에서도 새로운 임금체계를 설계, 적용해 그 효과를 검토해볼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임금수준은 기존의 공장보다는 낮고, 지역 또는 1인당 국민소득 보다는 높은 수준에서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는 게 보고서의 지적이다.
광주지역 1차 부품사 신입사원의 연봉이 3,800만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혁신공장 근로자 임금은 4,000만원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보고서는 특히 혁신적 생산모델인 아우토 5000이 적용돼 현재의 대립적 노사관계에서 벗어나면 노동자들의 직무만족도가 높아져 회사의 경쟁력과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는 ‘참여적 파트너십’이 구축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유치 등 과제
광주시는 한국노총 광주본부 등 노동계와 지역 산업계, 학계 및 전문가 그룹을 포괄하는 ‘더 나은 일자리 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광주형 일자리 모델의 선결 요건인 ‘사회적 대타협’에 시동을 거는 것으로, 최근 ‘광주시 더 나은 일자리 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가 제정됐다.
이 조례는 광주형 일자리 창출과 운용을 총괄할 기구로 일자리 모델 정립, 사회적 합의 도출 등에 관한 심의·자문을 맡는 ‘더 나은 일자리 위원회’ 운영의 근거다.
광주시는 오늘 7월 위원회를 출범시켜 논의의 물꼬를 튼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한둘이 아니다.
노동조합의 동의 여부는 우선 해결과제다. 새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한테 ‘적정임금’이 주어질 경우 기존 기아차 노동자들의 고임금에 대한 임금조정 여론이 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기아차 광주공장 노조는 ‘연대임금 전략’의 일환으로 광주형 일자리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산별교섭 주체인 금속노조와 총연맹인 민주노총은 노동시간 단축 등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광주형 일자리 도입이 자칫 제조업 전반의 임금 저하 등 노동조건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필수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신규투자 유치는 더더욱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국내에 완성차 생산설비를 추가로 투자할 유인이 있느냐가 핵심이다. 현대차그룹 내부에선 광주형 일자리의 핵심인 ‘적정임금’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찬반이 팽팽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100만대 기지 사활
난관이 적잖은 신규투자 유치 등은 광주시가 ‘자동차 100만대 생산기지 조성 사업’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한 이 사업은 2020년까지 8,347억원을 투입해 광주 광산구와 함평군에 건설되는 빛그린 산업단지에 클린디젤,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 부품단지 및 산업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를 위한 비용·편익(B/C) 점수를 고려, 사업비 규모를 3,450억원까지 조정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고, 조만간 예타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광주시는 중국 조이롱 자동차 투자유치 등이 예타 통과 등 사업 성공의 마중물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중국 조이롱 자동차는 광주에 오는 2020년까지 2,500억원을 투자해 연간 10만대 생산규모의 전기승합차 공장을 건립키로 했고, 7월 중 한국법인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사회적 대타협을 위해 지역 노동계 등을 대상으로 광주형 일자리 모델에 대한 설명회를 지속하고 있고, 타 지자체에서 문의가 잇따르는 등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며 “7월 더 나은 일자리 위원회가 출범하면 지역사회 각 주체들과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등 물꼬가 터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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