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하나금융 ‘2017 부자보고서’로 본 한국 부자들의 생활
부동산 자산이 45억원 이상,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한국 부자들의 생활은 어떤 모습일까.
이들은 월평균 970만원을 생활비로 쓴다. 주중에 하루 6시간 일하고 4시간의 여유시간을 갖는다. 자녀 결혼 시 6억~7억원 정도를 결혼비용으로 지출하며 상당수는 100억원 이상은 갖고 있어야 진짜 부자라고 생각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하나은행에서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는 고객들 중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고액자산가 1028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부터 한 달 동안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담은 ‘2017 부자 보고서’를 2일 공개했다.
부자들의 월평균 소득액은 2326만원, 지출액은 970만원이었다. 통계청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일반가계 지출 규모(342만원)보다 3배가량 많았다. 일반가계와 부자의 소비성향을 분석해보니 부자는 42%인 반면 일반가계는 77%였다. 부자들은 보통 사람들보다 더 적게 일하는 대신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 평균 근로시간은 6시간(주부·은퇴자 제외)으로 하루 7시간 이하로 일하는 비중이 56%였다. 9시간을 초과해서 근무하는 경우는 20%였다. 일반인의 경우 7시간 이상 일하는 비율은 80.8%, 9시간 이상 일하는 경우는 40.1%였다. 부자들의 절반은 평일에 가족과 3시간 이상을 보낸다고 답해 보통 사람들보다 3.6배나 높았다.
부자들의 평균 여가시간은 주중 4시간, 주말 6시간이며 개인 여가시간(가족과 함께하는 여가활동 제외)에는 스포츠 활동(26.9%)에 참여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전시회·공연 관람 등 문화예술 활동(18%), 쇼핑 등 취미오락 활동(16%)도 많이 했다. ‘최근 1년간 자기계발을 했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73%였다. 영어 공부를 하거나 경영전략·리더십 공부를 했다고 답한 사람(27.4%)이 가장 많았다. TV 시청 은 하루 2시간이며 주로 뉴스 및 시사프로그램(60%)을 선호했다.
대학 진학 시 자녀의 전공으로는 경영학(18%), 의학계열(17%)을 희망했고 자녀의 장래 직업으로는 의사(14%), 사업가(13%), 선생님(11%) 순으로 응답했다. 자녀가 결혼할 때 아들인 경우 신혼집 포함 7억4000만원, 딸인 경우 6억2000만원 정도의 비용을 지출했다. 2013년 같은 설문조사에서 아들과 딸 각각 4억2000만원을 결혼비용으로 지출했던 것에 비하면 크게 증가했다.
부자들은 절반가량의 돈을 부동산에 넣어두고 있었다. 지난해 부자들의 자산 구성 내역을 보면 부동산 자산이 49.8%, 금융자산이 50.2%였다. 2015년 10월 조사 때와 비교하면 부동산 투자 비중이 2.7%포인트 상승했다. 부자들의 보유 부동산 규모는 시가 기준 평균 45억원이었다. 부자들은 향후 5년간 실물경기가 침체되거나 상당 기간 정체될 것이라고 봤지만 부동산 자산 비중을 현재와 비슷하게 유지하고 싶어 했다. 부동산 비중을 줄이겠다는 응답은 24%에 불과했다.
서민 입장에서는 입이 벌어질 정도의 재산이지만 다수 부자들은 자신이 부자라고 불리기에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통상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개인을 부자라고 여기는 데 반해 부자들의 절반 이상(55%)은 부자로 불리려면 순자산이 최소 100억원 이상이어야 한다고 답했다. 본인이 스스로 정한 부자의 기준을 충족하는 부자는 30%에 불과했다.
부자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접하는 자산관리사(PB)들은 부자들의 주된 자산 축적 방법으로 부모 또는 친척으로부터의 상속·증여(31%), 부동산 투자 성공(30%), 가업 승계(18%), 높은 수준의 급여(12%), 창업(8%)을 꼽았다. 가업이나 재산을 물려받아 현재의 부를 형성한 ‘상속형 부자’들이 많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