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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버블 붕괴 충격’ 한국서도 재연되나

50대 이상 고연령층 가계부채 급속 증가 동아일보 | 입력 2012.04.20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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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정년을 앞둔 회사원 A 씨(55)는 5년 전 한 시중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경기 신도시의 약 6억 원짜리 아파트를 샀다. 한 달 이자로만 85만 원이 나갔지만 당시만 해도 부동산시장이 호황이어서 집값 걱정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A 씨 아파트의 시세는 4억 원대로 떨어져 있다. 은퇴 후에 원금을 상환하려면 A 씨는 손실을 보고 집을 팔 수밖에 없는 처지다.





50대 이상 연령층의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금융 및 부동산시장의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으로 이들이 대출상환 압박을 받아 보유 주택 등 실물자산을 대거 처분하면 20년 전 일본의 버블 붕괴 충격이 한국에서 재연될 위험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19일 국회에 제출한 '4월 금융안정보고서'에 포함된 내용이다.


○ 고령, 저소득층의 부채 급증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가계대출에서 50세 이상 비중은 지난해 말 현재 46.4%로 2003년(33.2%)보다 13.2%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50대 이상의 인구비중 상승폭(8.0%포인트)을 넘는 것으로 고령층의 부채 증가가 인구 고령화보다도 빠르게 진행된다는 뜻이다. 고령자의 빚은 은행보다 저축은행 같은 금융회사에서 더 크게 불어나는 등 부채의 질도 현격히 나빠지고 있다.

고령층의 부채 증가는 2005∼2007년 부동산가격 상승기에 수도권의 비싼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많이 받았던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 기간에 6억 원 이상 주택에 대한 담보대출(4대 은행 기준) 중 50세 이상 대출자의 비중은 53.5%였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 침체로 집값은 하락하고 은퇴 시점은 다가오면서 상환능력이 떨어졌다. 당시 돈을 빌린 상당수가 손실을 감수하지 않고서는 주택 처분이 어려워진 것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창업자금을 마련하는 사례도 늘어났다. 전체 자영업자 중 50세 이상 비중은 지난해 53.9%로 2008년 47.1%보다 높아졌다.


○ 창업 나선 베이비 부머도 몰락


고령층의 부채 증가는 가계의 부도위기를 증폭시킬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전체 개인 워크아웃 신청자 중 50세 이상 비중은 2010년 22.2%, 지난해 24.3%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주택시장의 불안요인으로도 작용한다. 채무자들이 빚을 갚기 위해 집을 팔거나 주택 크기를 줄이면 부동산시장 침체로 이어진다. 1990년대 초 일본과 유사한 상황이 전개되는 것이다. 일본은 60세 이상의 실물자산 비중이 60% 정도지만 한국은 84.9%나 돼 상황이 더 심각하다.

또 매출 100억 원 미만의 소규모 중소기업의 건전성은 금융위기 이후 계속 악화되고 있다. 소규모 중소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4.8%였고 부채비율은 200%를 넘어 차입에 의존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한계기업'이 늘고 있다. 지난해 말 소규모 기업 중 한계기업은 34.4%로 2006년 16.6%에서 껑충 뛰었다. 특히 부동산·임대업, 음식숙박업종에서는 한계기업 비중이 60%에 이르렀다. 은퇴 후 창업에 나선 베이비 부머들은 이들 한계기업이 속한 업종에 대거 뛰어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고서는 "음식숙박업 등 분야에 은퇴자의 창업이 급증했지만 경기 부진으로 실적이 좋지 않다"고 분석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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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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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정년을 앞둔 회사원 A 씨(55)는 5년 전 한 시중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경기 신도시의 약 6억 원짜리 아파트를 샀다. 한 달 이자로만 85만 원이 나갔지만 당시만 해도 부동산시장이 호황이어서 집값 걱정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A 씨 아파트의 시세는 4억 원대로 떨어져 있다. 은퇴 후에 원금을 상환하려면 A 씨는 손실을 보고 집을 팔 수밖에 없는 처지다.





50대 이상 연령층의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금융 및 부동산시장의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으로 이들이 대출상환 압박을 받아 보유 주택 등 실물자산을 대거 처분하면 20년 전 일본의 버블 붕괴 충격이 한국에서 재연될 위험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19일 국회에 제출한 '4월 금융안정보고서'에 포함된 내용이다.


○ 고령, 저소득층의 부채 급증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가계대출에서 50세 이상 비중은 지난해 말 현재 46.4%로 2003년(33.2%)보다 13.2%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50대 이상의 인구비중 상승폭(8.0%포인트)을 넘는 것으로 고령층의 부채 증가가 인구 고령화보다도 빠르게 진행된다는 뜻이다. 고령자의 빚은 은행보다 저축은행 같은 금융회사에서 더 크게 불어나는 등 부채의 질도 현격히 나빠지고 있다.

고령층의 부채 증가는 2005∼2007년 부동산가격 상승기에 수도권의 비싼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많이 받았던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 기간에 6억 원 이상 주택에 대한 담보대출(4대 은행 기준) 중 50세 이상 대출자의 비중은 53.5%였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 침체로 집값은 하락하고 은퇴 시점은 다가오면서 상환능력이 떨어졌다. 당시 돈을 빌린 상당수가 손실을 감수하지 않고서는 주택 처분이 어려워진 것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창업자금을 마련하는 사례도 늘어났다. 전체 자영업자 중 50세 이상 비중은 지난해 53.9%로 2008년 47.1%보다 높아졌다.


○ 창업 나선 베이비 부머도 몰락


고령층의 부채 증가는 가계의 부도위기를 증폭시킬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전체 개인 워크아웃 신청자 중 50세 이상 비중은 2010년 22.2%, 지난해 24.3%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주택시장의 불안요인으로도 작용한다. 채무자들이 빚을 갚기 위해 집을 팔거나 주택 크기를 줄이면 부동산시장 침체로 이어진다. 1990년대 초 일본과 유사한 상황이 전개되는 것이다. 일본은 60세 이상의 실물자산 비중이 60% 정도지만 한국은 84.9%나 돼 상황이 더 심각하다.

또 매출 100억 원 미만의 소규모 중소기업의 건전성은 금융위기 이후 계속 악화되고 있다. 소규모 중소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4.8%였고 부채비율은 200%를 넘어 차입에 의존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한계기업'이 늘고 있다. 지난해 말 소규모 기업 중 한계기업은 34.4%로 2006년 16.6%에서 껑충 뛰었다. 특히 부동산·임대업, 음식숙박업종에서는 한계기업 비중이 60%에 이르렀다. 은퇴 후 창업에 나선 베이비 부머들은 이들 한계기업이 속한 업종에 대거 뛰어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고서는 "음식숙박업 등 분야에 은퇴자의 창업이 급증했지만 경기 부진으로 실적이 좋지 않다"고 분석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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