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참여마당

자유게시판 로그인 없이 누구나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저성과자 해고 가이드라인

2015.11.04 09:35

난누구인가 조회 수:11620

20년 영업맨에 “당신은 잉여로 분류”…낯선 부서로 무더기 발령
ㆍ정부 가이드라인 추진 맞물려 사전작업 노골적 진행


“귀하는 전 소속부서에서 잉여인력으로 분류돼 직급에 맞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기회부여 차원에서 이동발령됐다.”

현대라이프생명보험 법인영업팀에서 근무하던 최모씨(49)는 지난 8월 초 인사팀으로부터 이런 내용이 담긴 e메일을 받았다.

‘잉여인력’으로 분류된 최씨는 낯선 상품개발 부서에서 일일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주로 영업 부서에서 일해왔는데 위험률(보험사고 발생 확률) 판단 등이 필요한 전문 부서에 오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주어진 과제는 현대라이프생명의 대표 상품인 ‘현대라이프 제로’ 시리즈의 활성화 방안을 제출하라는 것이었다. 회사는 영업 경험을 살려 아이디어를 제출하라고 했지만 말처럼 쉽지 않았다. 과제 제출 뒤 “나 같으면 그만둔다” “당신이 사장 같으면 월급 주겠느냐” 등 압박성 발언도 들어야 했다.

<iframe height="55" src="http://adexview.new-star.co.kr/adtext.php?data=1882|2538" frameborder="0" width="330" scrolling="no">


현대라이프생명은 희망퇴직을 거부한 직원 27명을 최근 두 차례에 걸쳐 잉여인력으로 분류한 뒤 인사발령 조치했다. 1995년부터 20년간 ‘영업맨’으로 지내온 우모씨(51)는 IT 부서로 발령이 났다. 우씨는 “최근 3년간 인사고과가 좋았고 영업실적 및 우수사원 표창도 3번이나 받았는데 잉여인력으로 분류된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그는 대학 때 전산을 전공했지만 20년간 영업을 해왔기 때문에 이제 와서 IT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는 “희망퇴직 면담 때 퇴직을 하지 않으면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일을 시켜서 힘들게 하겠다는 말이 현실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잉여인력으로 분류된 이들은 향후 관리역, 대기발령 등을 거쳐 해고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김성구 사무금융노조 현대라이프생명지부장은 “누적된 회사 적자에 대한 책임을 2011년 현대라이프에 인수된 녹십자생명 출신 고연령 직원들에게 돌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금융권에서 일부 사업장을 중심으로 저성과자 해고 수순이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저성과자 해고 가이드라인(행정지침) 마련 흐름과 맞물려 기업들이 ‘과감’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KB손해보험 직원 19명은 지난달 19일부터 역량향상 프로그램 대상자로 선정돼 2개월 일정으로 사외 온라인 교육을 받고 있다. 희망퇴직을 거부한 이들은 회사로부터 인사평가 하위자로 분류돼 대상자가 됐다.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대신증권 등도 유사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직원 퇴출 프로그램이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19명 중 6명은 2012년에도 실시된 이 과정에 참여했다. 교육을 받고 있는 ㄱ씨는 “역량향상을 위해 교육을 시키는 것 자체를 반대할 순 없겠지만 참여자가 쉽게 따라갈 수 없는 수준의 분량을 주고 평가를 하고 있어 회사의 진짜 목적이 의심스럽다”며 “개선 기회 제공이라고 하지만 결국 사람을 괴롭게 해 내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iframe vspace="0" height="250" marginheight="0" src="http://www.khan.co.kr/ad/adInfoInc/khan/KH_View_MCD.html" frameborder="0" width="250" marginwidth="0" scrolling="no" hspace="0">
임남수 사무금융노조 KB손해보험지부장은 “박근혜 정부가 저성과자 해고 가이드라인 제정을 추진하자 금융권 기업들이 역량향상 프로그램을 실시하거나 노동자를 잉여인력으로 분류한 뒤 쉽게 달성할 수 없는 과제를 주면서 향후 해고할 수 있는 근거를 미리 마련하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17 전력노조 57% 찬성으로 성과연봉제 확대시행 가결정부 전방위 압박에 선도기관 '균열' … 공공부문 노동계 농성·헌법소원으로 대응 사무국 2016.04.25 11139
516 안전망 없는 구조조정 조선업계 덮치나비정규직·사내하청 노동자 직격탄 … 광양선 협력업체 해고 노동자 목숨 끊기도 [1] 사무국 2016.04.22 23154
515 대법원 “비전임 노조간부 활동시간 근로시간면제 한도에 포함”두원정공 단협 시정명령취소소송 상고심 … 비전임 교섭위원·조사위원 두던 노조에 악영향 우려 [1] 사무국 2016.04.22 16733
514 증권가 이례적인 '저성과자 해고제' 몸살] NH투자증권, 희망퇴직 거부자 ODS<방문판매> 몰아넣고 징계 추진40명 중 35명이 희망퇴직 거부 … 노동계 "저성과자 해고 수순" 반발 사무국 2016.04.21 11278
513 우체국시설관리단,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묻지마 서명'노조활동 방해 의심 조항 수두룩 … "말로만 듣던 쉬운 해고 적용받다니" 사무국 2016.04.20 10505
512 야권 압승이 국민의당 때문? 따져봤습니다 사무국 2016.04.19 11181
511 '업무부진 자책' 시달리다 목숨 끊었다면 업무상재해서울행법 사무국 2016.04.18 11330
510 알바당 혜리도 모르는 최저임금 진실 ‘7가지’(한겨례 폄) 사무국 2016.04.05 11720
509 금융위 7개 금융공기업 부행장 불러 "성과주의 조기도입하면 소원수리 해 줄게""사용자협의회 탈퇴하고 개별교섭 하겠다"는 금융공기업 뒤로는 '한숨' … 금융노조 "산별노조 파괴행위" 반발 사무국 2016.03.31 10141
508 농협, 구설수 끊이지 않는 이유는? 사무국 2016.03.30 9968
507 [오민규의 노동과 삶]‘공정해고’는 ‘해고 공정’이다 사무국 2016.03.24 12086
506 노동부가 아니라 사용자부로 개정해야지 사무국 2016.03.22 11742
505 [이주노동자가 본 2016년 대한민국] "인종주의 갈수록 심해지고 … 정부는 부채질하고"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 50주년에 한국 차별적 법·제도는 그대로 사무국 2016.03.22 10921
504 SK텔레콤, 퇴직 거부자 저성과자 퇴출 프로그램 운영 의혹지난해 특별퇴직 거부자들 다이렉트세일즈팀 배치 … 피해 직원들, 노동위에 부당전직 구제신청 사무국 2016.03.21 10533
503 한국, 아시아 국가 중 소득 양극화 가장 심각IMF '아시아의 불평등' 보고서 발표 … "소득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45% 차지" 사무국 2016.03.17 109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