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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과자 해고 가이드라인

2015.11.04 09:35

난누구인가 조회 수:11617

20년 영업맨에 “당신은 잉여로 분류”…낯선 부서로 무더기 발령
ㆍ정부 가이드라인 추진 맞물려 사전작업 노골적 진행


“귀하는 전 소속부서에서 잉여인력으로 분류돼 직급에 맞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기회부여 차원에서 이동발령됐다.”

현대라이프생명보험 법인영업팀에서 근무하던 최모씨(49)는 지난 8월 초 인사팀으로부터 이런 내용이 담긴 e메일을 받았다.

‘잉여인력’으로 분류된 최씨는 낯선 상품개발 부서에서 일일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주로 영업 부서에서 일해왔는데 위험률(보험사고 발생 확률) 판단 등이 필요한 전문 부서에 오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주어진 과제는 현대라이프생명의 대표 상품인 ‘현대라이프 제로’ 시리즈의 활성화 방안을 제출하라는 것이었다. 회사는 영업 경험을 살려 아이디어를 제출하라고 했지만 말처럼 쉽지 않았다. 과제 제출 뒤 “나 같으면 그만둔다” “당신이 사장 같으면 월급 주겠느냐” 등 압박성 발언도 들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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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라이프생명은 희망퇴직을 거부한 직원 27명을 최근 두 차례에 걸쳐 잉여인력으로 분류한 뒤 인사발령 조치했다. 1995년부터 20년간 ‘영업맨’으로 지내온 우모씨(51)는 IT 부서로 발령이 났다. 우씨는 “최근 3년간 인사고과가 좋았고 영업실적 및 우수사원 표창도 3번이나 받았는데 잉여인력으로 분류된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그는 대학 때 전산을 전공했지만 20년간 영업을 해왔기 때문에 이제 와서 IT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는 “희망퇴직 면담 때 퇴직을 하지 않으면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일을 시켜서 힘들게 하겠다는 말이 현실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잉여인력으로 분류된 이들은 향후 관리역, 대기발령 등을 거쳐 해고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김성구 사무금융노조 현대라이프생명지부장은 “누적된 회사 적자에 대한 책임을 2011년 현대라이프에 인수된 녹십자생명 출신 고연령 직원들에게 돌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금융권에서 일부 사업장을 중심으로 저성과자 해고 수순이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저성과자 해고 가이드라인(행정지침) 마련 흐름과 맞물려 기업들이 ‘과감’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KB손해보험 직원 19명은 지난달 19일부터 역량향상 프로그램 대상자로 선정돼 2개월 일정으로 사외 온라인 교육을 받고 있다. 희망퇴직을 거부한 이들은 회사로부터 인사평가 하위자로 분류돼 대상자가 됐다.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대신증권 등도 유사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직원 퇴출 프로그램이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19명 중 6명은 2012년에도 실시된 이 과정에 참여했다. 교육을 받고 있는 ㄱ씨는 “역량향상을 위해 교육을 시키는 것 자체를 반대할 순 없겠지만 참여자가 쉽게 따라갈 수 없는 수준의 분량을 주고 평가를 하고 있어 회사의 진짜 목적이 의심스럽다”며 “개선 기회 제공이라고 하지만 결국 사람을 괴롭게 해 내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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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남수 사무금융노조 KB손해보험지부장은 “박근혜 정부가 저성과자 해고 가이드라인 제정을 추진하자 금융권 기업들이 역량향상 프로그램을 실시하거나 노동자를 잉여인력으로 분류한 뒤 쉽게 달성할 수 없는 과제를 주면서 향후 해고할 수 있는 근거를 미리 마련하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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