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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수의 사람그물] 내가 끌릴 때가 가장 적당한 때다

  • 이명수 심리기획자

    자기들이 아무리 분탕질을 해도
    지지세력이 새누리당을 찍지는
    못할 거란 민주통합당의 볼모 믿음

    주식투자 한번 한 적 없는 아내와 내가 이자율이 대박일 것 같은 틈새 투자처를 발견했다. 득표율만큼 이자를 지급한다는 진보신당 펀드다. 총선에서 진보신당 득표율이 3%면 3% 이자를, 5%면 5% 이자를 준단다. ‘10%면 이게 도대체 얼마야’ 흐뭇해하며 이견 없이 두 계좌를 확보했다. 허황되고 미욱한 투자 전망이라고 코웃음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 이자율을 높이기 위해서 할 일들을 생각하면 즐겁다. 득표율이 3% 미만일 때는 원금이 특별당비로 납부되지만 미래를 위해 기꺼이 지불한 희망의 값으로 생각하면 아쉽지 않다. 누군가의 말처럼 싸움은 승리를 위해서만 존재하지 않으므로 더 그렇다.

    진보신당의 홍세화 대표는 진보정치의 가치를 ‘눈물은 아래로 흐르고 숟가락은 올라간다’는 말로 설명한 적이 있다. 삶을 이어갈 수 있는 숟가락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아래로 흐르는 눈물을 감춰야 하는 사람들, 그들이 생존의 최전선에서 불행의 크기를 가늠하고 그로부터 정치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 진보정치라는 것이다. 그 말을 들으면서 마음이 저 혼자 끄덕거리는 느낌이었다. 진보신당의 정강정책보다 홍세화란 사람에게 더 끌려서 하는 지지인 게 사실이지만, 그게 저급한 인식의 정치적 선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말 나온 김에 다 털어놓자. 인재근, 노회찬, 김진애, 정동영, 심상정, 홍세화, 이정희. 요즘 내가 마음을 보태고 싶은 정치인들이다. 일부는 후원했고 일부는 후원할 예정이다. 내가 사는 지역과 아무 관련도 없는 정치인들이고 그 선택의 기준도 알 수 없다며 나의 정치적 정체성을 묻는 지인도 있다. 물론 사람 중심이다.

    까닭 모를 목멤과 옹골찬 삶의 궤적 때문에 인재근을 지지하고, 정책 입안 솜씨가 누구보다 빼어나서 심상정을 후원한다. 통렬한 자기반성과 소외된 이들의 눈높이에서 초지일관한 진정성 때문에 정동영을 다시 보고, 4대강 후유증을 해결할 전문가라는 믿음에 김진애에게 힘을 보탠다.

    돌이켜 보면, 특정 정당이 감동을 준 적은 없지만 그 정당 소속의 국회의원이 감동을 준 적은 많다. 그럼에도 선거 때만 되면 일부 정당은 ‘미소지나’도 아닌 주제에 ‘절대악인 상대 당과 차선인 우리 당 중 하나를 고르시오’ 따위의 질문과 대답을 강요한다. 예를 들어 민주통합당은 자기들이 아무리 분탕질을 해도 자신들의 지지세력이 새누리당을 찍지는 못할 거란 안도감이 있는 듯하다. 일종의 볼모 믿음이다. 군소정당에 대한 지지가 사표로 이어진다고 윽박지르거나, 후보 투표는 자기들에게 하고 정당 투표는 다른 정당에 하면 된다고 회유한다. 정권교체가 무엇보다 최우선이라며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 논리는 기업주가 파업중인 노동자에게, 독재자가 인권을 요구하는 국민들에게 자기네들이 필요할 때마다 숱하게 들먹이던 돼먹지 않은 말이다. 그 말이 60년 넘는 정당의 역사에서도 되풀이된다는 사실은 한심스럽다.

    내가 밥을 먹어야 할 때는 내가 배고플 때이다. 지금은 때가 아니므로 기다려야 한다고 강요하지 말라. 왜 내 밥때를 남이 정해주는가.

    정치공학이 아니라 내 마음이 끌리는 대로의 관점에서 보면, 사람에게 함부로 하지 않는 사회에 대한 믿음이 누구보다 굳셀 것 같은 이들에게 마음을 모아주는 인간적 선택이 정치적으로도 옳을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 생각을 지지해 달라는 것도 아니고 진리라고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 어딘가에는 그런 생각을 하는 이들도 있으니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는 논리로 정치적 선택을 옥죄지 말라는 것이다. 내가 끌릴 때가 가장 적당한 때다.

    이명수 심리기획자, 트위터 @mepr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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