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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선거비리(펌)

2013.08.02 08:48

광농민노 조회 수:10032

ㆍ해남 옥천주민 35명 “돈봉투 받았다” 자수
ㆍ여천·강진서도 무더기 적발 사법처리 위기

전남지역 농협과 수협 이사 선거에서 돈봉투가 나돌아 주민 수십명이 한꺼번에 사법처리를 당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한 달간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은 주민만 81명에 달한다.

전남 해남경찰서는 해남옥천농협 이사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에게서 돈을 받았다며 대의원 35명이 자수해와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1일 밝혔다.

이 농협에서는 지난달 26일 임기 4년의 이사 12명을 뽑는 선거가 치러졌다. 선거를 앞두고 일부 후보들이 대의원 수십명에게 돈봉투를 돌렸다는 소문이 지역에 파다하게 퍼졌다. 결국 농협 측은 선거를 이틀 앞둔 지난달 24일 대의원 104명을 모두 모이도록 한 뒤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고 자수를 권했다. 이후 3일 동안 해남경찰서에는 자수하려는 대의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들이 가져온 돈봉투에는 30만원에서 많게는 50만원이 들어 있었다.

경찰은 대의원들에게 돈을 건넨 이사 후보 5명을 농업협동조합법 위반으로 입건할 방침이다. 자수한 대의원들은 협동조합법의 감경 규정에 따라 검찰과 상의해 불입건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이영섭 해남경찰서 수사과장은 “후보 5명이 당선 안정권인 대의원 50명을 포섭하는 것을 목표로 1인당 500만원씩 모두 2500만원 정도를 모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사건으로 마을이 흉흉해졌다”고 말했다.

해남에 이어 여수 여천농협 이사 선거에서도 돈봉투가 나돌아 주민 수십명이 사법처리될 상황이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지난달 25일 여천농협 이사 선거와 관련해 돈을 주고받은 혐의(농업협동조합법 위반)로 이사 후보 2명을 구속기소했다. 다른 후보 3명과 대의원 28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후보들은 대의원들에게 20만원에서 많게는 270만원을 줬다.

강진경찰서도 강진수협 이사 선거에서 돈을 주고받은 혐의(수산업협동조합법 위반)로 이사 후보 4명을 조사하고 있다. 강진수협 대의원 27명 중 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된 4명도 함께 조사 중이다. 이사 후보들은 지난달 강진수협 이사 선거를 앞두고 대의원들에게 50만~100만원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당국은 농협과 수협의 비상임 이사 선거의 경우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대의원들만 포섭하면 당선이 가능한 탓에 금권선거가 자주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농협과 수협 이사는 회의수당만 받는 무보수직이지만 조합 운영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데다 조합장 등으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어 인기가 많다. 이사 선거는 조합장 선거와 달리 선거관리위원회 위탁 대상도 아니어서 비리가 일어날 가능성도 높다.

양용승 해남옥천농협 조합장은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 일어나 가슴이 아프다. 순진한 농민들이 자리 욕심을 낸 몇몇 후보들이 건넨 돈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받아 생긴 일”이라며 “참담한 심정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