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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으로 내놓은 무기계약직도 학교 현장에선 대량 해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과부가 2013년 학교비정규직 계약해지 실태를 조사한 결과 2013년 계약해지자는 6,475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는 무기계약직도 1,118명이나 포함돼 정부가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계약이 해지된 무기계약자 1,118명 중 61%인 679명은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부당해고 됐다. 더욱 심각한 것은 계약해지자의 40%가 무기계약직 전환을 앞두고 발생했다.

유기홍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간사와 민주통합당 노동대책위원회는 26일 오전 국회 기자회견장(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민주당 국회 교육과학위원회 위원들과 민주당 노동대책위가 교과부에 요구해 17개 시도교육청 산하 전국 11,000여 개 초중고등학교의 자료를 받아 한 달여간 조사한 결과다. 매년 새 학기를 앞두고 학교비정규직의 대량해고가 사회문제가 됐지만 정부기관을 통한 전국단위 실태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유기홍 의원은 “이번 조사결과에는 아직 해고 통보가 되지 않은 학교의 통계가 빠져 있고, 스포츠 강사 등의 자료도 제외됐다”며 “전국적으로 10,000명 정도가 해고된 것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계약해지자 중 73%는 본인 희망이 아닌 강제적으로 해고됐으며 해고 사유는 계약기간 만료가 39.7%, 희망퇴직 27%, 사업종료 15.9%, 학생정원감소가 11%로 나타났다.

무기계약직 전환 앞둔 기간제 근로자, 해고나 단시간 근로자로

해고의 31%가 무기계약직 전환을 앞두고 발생한 것도 그간 정부의 비정규직 대책이 무용지물이었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교과부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학교비정규직 처우개선 대책’에서 2년 이상 상시지속적 업무 담당자는 원칙상 전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2013년은 16,701명을, 2014년은 24,249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다고 밝혔지만 정작 상시·지속적 업무 담당 기간제 근로자 5,128명이 계약해지를 당했다. 올해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자 16,701명의 31%가 잘려나간 것이다.

이를 두고 유기홍 의원은 “교과부가 그동안 해 온 약속을 뒤집는 충격적인 현실이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실태조사 결과에는 현원 대비 해고율이 높은 직종이 돌봄 기능을 담당하는 유치원 교육보조, 유치원 종일반 강사, 초등 돌봄 강사로 드러나 박근혜 새정부의 돌봄 확대 공약이 제대로 지켜질지도 의문이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금자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모든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는데 그 말이 진심이라면 공공기관의 대표인 학교부터 비정규직 문제 빨리 해결해야 한다”며 “전국적으로 20만 명이 넘는 학교 비정규직들이 상시적인 업무를 하는데도 또 새롭게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정부는 용서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태의 공공운수노조 전회련 학교비정규직본부장은 “학교가 비정규직 양산의 공장이 되고 있다”며 “멀쩡하게 일하는 무기계약 대상자인 조합원들을 15시간 이하 단시간 근로자로 만들어 아무 때나 잘라내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15시간 이하로 계약하면 퇴직금도 못 받고 무기계약 전환대상에서도 제외되지만 해고 당할까 봐 계약서를 쓰지 않을 수 없다”고 교과부의 공허한 비정규직 대책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