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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신경분리후 총체적 위기..일감몰아주기 내부비리 도 넘어
임민희 기자 (bravo21@csnews.co.kr) 2012-10-19 08:24

농협중앙회(회장 최원병)가 신용·경제사업 분리 이후 부채 급증과 수익성 악화, 기업·가계대출 연체율 증가, 부동산 부실 PF대출 문제 등으로 총체적인 위기를 맞고 있다.

이와함께 임직원 비리 및 금융사고, 임원 고액연봉, 자회사 일감몰아주기, 부실한 감사제도 등 농협 내부의 도덕적해이 문제도 끊이질 않고 있어 조직 및 인적쇄신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이 사업구조개편을 무리하게 강행하면서 농업을 위기로 내몰았다는 비난도 적지 않다. 우여곡절 끝에 NH농협금융지주 수장에 오른 신동규 회장이 이같이 산적한 현안을 얼마나 풀어나갈지도 미지수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가 올해 3월 '농업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NH농협금융지주 설립 등 대대적인 사업구조개편에 나섰으나 조직 곳곳에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18일 열린 농림수산식품위원회의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는 사업구조개편 후휴증과 수익성 급감 등을 둘러싸고 여·야 정치권의 질타가 쏟아졌다.

이날 국감에서 황주홍 민주통합당 의원은 농협이 신경분리의 목적인 '경제사업 활성화'를 망각하고 실상 조직 확대와 연봉잔치를 위한 수단으로 삼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농협은 신경분리 전에는 직원이 1만8천163명이었으나 금년 3월 금융지주가 출범하면서  8월말 현재 1만8천904명으로 741명이 늘어났다. 임원수도 290명에서 348명으로 20%(58명) 증가했다.

임원 연봉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농협금융지주 대표와 농협생명 대표 연봉이 각각 2억7천만원, 2억5천만원에 달한다.여기에 기본급의 80%까지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 부장급이 포함되는 M급 연봉이 1억 200만원에 직원들도 기본급의 700%까지 상여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조직은 비대해졌지만 오히려 수익성은 악화됐다. 농협의 6월말 현재 당기순이익은 2천202억원으로 5대 시중은행 중 자산규모가 가장 비슷한 신한은행(9천810억원)대비  22.4%에 불과하다. 지난 6월 정부로부터 신경분리 이차보전금으로 받은 804억원을 제외하면 순익은 1천398억원으로 떨어진다.

사업구조개편에 따른 농협의 부채증가도 우려를 낳고 있다.

김우남 민주통합당 의원은 "정부가 농협 사업구조개편에 대한 지원 약속을 파기하면서 농협의 빚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지난 2008년 253조5천559억원이었던 농협 부채가 매년 증가해 올해 8월말 316조7천571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당초 농협 사업구조개편과 관련해 전체 부족자본금 12조2천600억원 중 6조원을 지원키로 했다가 결국 정책금융공사가 보유한 주식(산은금융 50%, 도로공사 50%) 1조원 현물출자와 농협중앙회가 발행한 농업금융채권 4조원에 대한 이자비용을 5년간 지원(약 8천억원)하는데 그쳤다.


농협은 부족자본금 충당을 위해 올해에만 상호금융차입(4조원), 정부이차보전 농금채(4조원), 기타 농금채(1.2조원) 등 총 9조2천억원을 차입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여신 건전성도 갈수록 악화돼 농협 경영상황을 더욱 위태롭게 하고 있다. 

농협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애낸싱(PF) 대출은 금년 8월말까지 4조1천154억원에 달해 시중 5대은행보다 월등했고 고정이하 부실채권비율도 유일하게 1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의 총자산 대비 PF 대출 비중은 2.0%로 다른 은행의 1.0〜1.3%보다 월등히 높다. 특히 농협의 고정이하 대출은 1조703억원, 비율은 26.01%로 국민은행(14.53%)과 비교해 10%포인트 높고 하나은행(4.57%)보다는 5.7배 높았다.

아울러 농협은행기업대출 연체율은 2007년 0.75%에서 올해 2분기 1.84%로 2.45배 폭증했다. 가계대출 연체율도 같은 기간 0.61%에서 1.13%로 1.85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의 허술한 감사시스템과 이에 따른 임직원 비리 문제도 끊이지 않고 있다.

김근태 새누리당 의원은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은 261명, 자회사 감사위원은 147명으로 감사위원만 408명에 달하지만 지금까지 91건의 금융사고가 발생했고 특히 올해에만 내부자 횡령 금액이 24억원에 달하는 등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성범 새누리당 의원은 "내부직원의 대출금리 조작 사건에 지난 3년간 68개 농협조합, 1천명이 연루되고 편취 금액만 359만원에 달했다"고 만연해있는 도덕적 불감증을 비판했다.

이밖에도 농협금융의 자회사 일감몰아주기 행태도 지적됐다. 농협금융은 지난 5년간 경쟁입찰 대상 시설공사 110건 중 96.4%에 달하는 106건을 농협중앙회 자회사인 NH개발(101건, 379억4400만원), 농협정보시스템(2건, 36억6100만원), 농협교류센터(3건, 9억2200만원) 등에 몰아줬다.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지주는 사업구조개편과 더불어 영업력 강화를 통한 수익 향상과 1인당 생산성 제고, 폐쇄적인 조직문화 혁신 등을 자신했지만 정부의 외면과  조직내부의 타성 및 온갖 비리 등으로 고객들의 불신만 키우고 있는 형국이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