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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치 않다", 한국경제 '위기 속으로'

소비 급랭, 주가 추락, 아파트 하락...'스태그플레이션 공포' 확산

2011-02-24 09:26:35
국내외 경제의 돌아가는 모양새가 심상치 않다.

물가 폭등, 전세값 폭등, 구제역 사태 등으로 가뜩이나 엉망이던 경제가 '미친 카다피' 때문에 국제유가마저 폭등하면서 통제불능의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당연히 소비심리는 급랭하고 주가는 급락하며 아파트값마저 다시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러다가 저성장·고물가라는 최악의 스태그플레이션이 한국경제를 강타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급속 확산되고 있다.

우선 소비자심리지수(CSI)가 21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하는 등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고 있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월 소비자동향지수'에 따르면 2월 중 CSI는 105로 2009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 생활형편에 대한 심리를 나타내는 현재생활형편 CSI와 6개월 뒤 생활형편에 대한 심리를 나타내는 생활형편전망 CSI는 각각 89, 96으로 지난해 6월 이래로 가장 낮았다.또한 현재와 6개월 뒤 경기에 대한 심리를 나타내는 현재경기판단 CSI와 향후경기판단 CSI 역시 각각 82와 94로 지난해 6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가 반년 전보다 크게 나빠졌으며, 앞으로는 더욱 나빠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다.

또다른 경기선행지표인 주가도 연일 급락하고 있다. 정부가 연기금 등을 동원해 연일 폭락을 막으려 애쓰고 있으나, 외국인들은 계속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고 개미들도 크게 동요하고 있다.

견고한 상승세를 유지하던 미국 등 유럽 주가들도 카다피 쇼크로 폭락하기 시작하면서 한국 등 신흥국 시장은 더욱 요동칠 전망이다. 카다피의 '무차별 학살' 선언후 23일 시카고 옵션거래소의 VIX(공포 지수)는 전날보다 무려 26.6%나 폭등했다.

지난해말 반짝 회복세를 보이는가 싶던 아파트값도 뚜렷한 하락세로 돌아섰다.

24일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금주 주택시장지수는 109.4로 3주 연속 감소세를 보였고, 가격전망지수도 집값 회복에 대한 기대감 약화로 전주보다 3.8포인트 떨어지면서 아파트시장은 다시 빙하기로 접어들었다. 특히 거래량지수는 4주 연속 하락하면서 거래가 다시 올스톱됐다.

더 큰 문제는 세계경제 위기가 이제 겨우 시작이라는 사실이다. '미친 카다피'가 세계유가 급등 등을 초래하고 있으나, 세계유가가 폭등하는 진짜 이유는 카다피 때문에 중동혁명이 이제 정말 들불처럼 번지게 됐다는 인식 때문이다. 카다피가 지금 최악의 발악을 하고 있으나 그의 몰락은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무차별 학살로 저항하던 카다피마저 붕괴된다면 중동 전역에 거센 혁명 사막풍이 몰아닥칠 게 불을 보듯 훤하기 때문이다.

리비아는 세계 산유국의 8번째 국가에 불과하다. 생산량도 전세계의 1.6%에 불과할 뿐이다. 리비아 쇼크 정도는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혁명이 사우디 등 주요산유국으로 번진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노무라가 배럴당 최고 220달러까지 유가 폭등을 전망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같은 최악의 스태그플레이션이 도래한다면 세계경제의 '약한 고리'부터 끊어져 내릴 것이다. 우선 재정위기에 직면한 스페인·포르투갈 등 남부 유럽부터 그로기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이어 베트남 등 동남아의 취약국가들도 그 뒤를 따르는 등 세계경제는 다시 통제불능의 전방위 위기에 직면할 것이다.

우리나라도 정말로 이런 상황이 도래한다면 거의 백약이 무효일 것이다. 민생은 붕괴되고 기업들도 심대한 타격을 입을 것이다. 특히 걱정되는 것은 아파트거품 파열이다. 한국은 중국과 함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아파트거품이 터지지 않은 드문 국가 중 하나다. 그러기에 더 위험할 수 있다. 아파트거품이 터지면 한국경제의 최대 뇌관인 가계대출도 부실화하면서 '한국판 서브프라임사태'까지 우려된다.

정부당국은 "한국은 미국과 다르다. 절반이상의 가계대출을 상환능력이 있는 계층이 해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미국도 처음엔 취약한 '서브프라임'에서 디폴트가 시작돼 이것이 우량한 '프라임'까지 번졌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나. 가장 중요한 것이 '정책 방향'이다. 중국은 연일 금리를 올리고 위안화를 평가절상하고 있다. 기존의 '저금리·고환율' 정책에서 '고금리·저환율' 정책으로 방향 전환을 한 것이다. 고통 수반이 필연적이나 더이상의 거품 생산을 막고 물가 폭등 압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반면에 MB정부는 기존의 '저금리·고환율' 정책을 바꾸지 않고 어정쩡한 미봉책만 쏟아낼 뿐이다.

지금처럼 전세계가 동반 위기에 직면할 때는 우리만의 '용빼는 재주'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정책은 뚜렷하고 정론에 입각해야 한다. 그래야만 갈 곳 잃고 방황하는 외국자본이 한국을 선택하고 그러면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