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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장마와 함께 시작된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용역과의 전쟁
조합원 조씨는 두개골 함몰…출동한 경찰은 용역쪽 편들어

» 진입을 막기 위해 쇠파이프를 들고 있는 유성기업 용역직원들. 뉴시스 사진
» 22일 오전 유성기업이 고용한 한 용역직원이 소화기를 던지고 있다. 사진 유성기업 아산지회 노동조합 제공
22일 아침 7시. 비닐 농성장 안에서 밥을 먹던 중이었다.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갑자기 “비상, 비상”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충남 아산시 둔포면 유성기업 정문 앞에서 망을 보던 노동자들의 급박한 목소리였다. 유성기업 노조원 이정훈(46)씨는 숟가락을 내려놓고 농성장에서 150여m 정도 떨어져 있던 정문 앞으로 달려갔다.

아수라장이었다. 회사 쪽이 고용한 용역직원(CJ시큐리티 소속)들이 회사 정문을 막고 있던 컨테이너를 치우더니 쇠파이프와 죽창 등을 들고 우르르 몰려나왔다. 그뒤로는 마스크를 쓴 관리자들, 이전에 복귀한 노조원들이 서 있었다. 육중한 체구의 청년들이 노동자들을 닥치는 대로 때렸다. 돌과 소화기 등을 던지는 용역 직원들도 있었다. 순간, “피해”하는 다급한 소리와 함께 “악”하는 비명이 들렸다. 노동자 한 명이 쓰러졌다.

» 지난 22일 유성기업이 고용한 용역 직원과 대치중에 다친 유성기업 노조원. 유성기업 아산지회 노동조합 제공 
쇠파이프와 죽창을 든 이들이 우르르

용역직원들이 소화기 분말 가루를 뿌려댔다.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었다. 간신히 눈을 비비며 현장을 살펴보는데 이씨의 눈에 한 20대 용역직원이 쇠파이프로 노동자의 머리를 때리는 모습이 비쳤다. 얻어맞은 노동자는 바로 고꾸라졌다. 용역직원은 쓰러진 노동자의 몸을 짓이기듯 밟아댔다. 이씨의 눈앞에서 용역직원에게 폭행당한 노동자는 두개골이 함몰됐다.

한동안 용역직원들과 노동자들의 격렬한 충돌이 계속됐다. 18명의 노동자가 구급차를 이용해 평택 굿모닝병원 등으로 이송됐고 용역직원 6명도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병원에 실려온 노조원 김아무개씨는 오른쪽 광대뼈가 조각나 수술을 위해 천안 단국대병원으로 이송됐고, 두개골이 함몰된 조아무개(37)씨는 머리에 피가 고인 상태다.

조씨의 아내 안미라씨는 소식을 듣고 유성기업 농성장을 찾았다. “병원에서 머리가 찢어지고 뼈가 함몰되고 그 안에 피가 고였다고 했어요. 3~4일 지켜보고 대수술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안씨는 눈물을 글썽였다. 홍종인 유성기업아산지회 노동안전부장은 “용역 깡패들이 쇠파이프로 때리고 돌 던지고 하는 상황에서 동료들이 쓰러지고 중환자실에 실려갔다. 가슴이 터질 것 같다”고 말했다. 안씨가 찾은 유성기업 정문 앞에는 소화기들이 널부러져 있고 누군가의 운동화 한짝, 돌덩이들, 용역들이 내던진 방패들이 흩어져 있었다.

이에 대해 유성기업은 “생산된 제품의 외부 반출을 위해 정문에 있던 컨테이너를 치우는 과정에서 노조원들이 달려들었다”며 노조원들과 다른 이야기를 했다. 회사 쪽 용역과 노조원 중 어느 쪽이 먼저 폭력을 행사했는지, 회사와 노조의 주장이 서로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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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오전 유성기업이 고용한 한 용역직원들이 유성기업 노조원들에게 소화기 분말 가루를 뿌리고 있다. 사진 유성기업 아산지회 노동조합 제공

최루액과 물대포 속에서 격렬한 싸움

오전 9시30분께 경찰병력이 출동했다. 4개 중대 400여명이 출동해 공장 정문 양쪽에 배치됐다. 노조원들의 눈에 비친 경찰의 모습은 노동자들을 보호하러 온 것 같지 않았다. 충돌 소식을 듣고 금속노조 간부, 지역 노동자들이 유성기업 앞으로 몰려들었지만 경찰은 노동자들의 통행을 막았다. 낮 12시께 민주노총 충남본부 노조원들의 버스 차량을 견인하려 하기도 했다. 노조원들은 유성기업 인근 굴다리 밑에서 연좌 농성을 벌이는 등 항의했다.

경찰은 오후 5시께 노동자들에게 해산하라고 경고방송을 했다. 경찰이 노동자들의 유성기업 앞 집결을 막는 사이 용역업체 직원들은 정문 앞으로 20m 가량 나와 경비를 서기 시작했다.

저녁 8시40분께. 결국 경찰과 노동자들 사이에 충돌이 발생했다. 노동자 1000여명은 유성기업 정문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치르려 했는데 경찰은 이들의 통행을 막았다. 경찰은 최루액과 물대포를 쏘면서 노동자들을 막았고 노동자들도 격렬하게 저항하면서 양쪽이 심하게 다쳤다. 노동자 7명이 머리가 찢어지는 등 부상을 당했고 경찰도 7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과 노조원 사이의 격렬한 싸움은 노조 집행부가 해산 명령을 내린 밤 10시30분께 종료됐다.

유성기업 노조원 양아무개(38)씨는 “경찰이 합법적으로 신고된 문화제 장소로 이동하는 것을 막아 충돌이 심하게 빚어졌다”며 “경찰이 중립적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회사 노조 미가담자만 선별해”

노조는 지난 14일 파업을 풀고 공장 복귀를 선언했으나, 회사 쪽이 이를 막고 있어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는 개별 복귀한 노동자들과 관리직을 동원해 밤샘 작업까지 해가며 생산라인을 돌리고 있다. 노조원들은 아침마다 출근투쟁을 벌이며, 회사 건너편 비닐하우스에서 농성을 계속 하고 있다.

홍종인 노동안전부장은 “(노조에 적극 가담하지 않은) 노동자들만 선별해 업무에 복귀시키려는 것은 노조를 깨기 위한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아산/권오성 기자 트위터 @5thsage,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영상 유성기업 아산지회 노동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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