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참여마당

자유게시판 로그인 없이 누구나 글을 쓸 수 있습니다

IFRS4 공습…보험업계 '나 떨고 있니'(조세일보 펌)

2014.12.15 18:47

조합원 조회 수:12772

IFRS4 공습…보험업계 '나 떨고 있니'

  • [조세일보] 강수지 기자
  • 보도 : 2014.12.15 06:00
  • IFRS4 2단계 2018년 도입…보험사 대규모 자본감소 불가피
    '빅3'도 문 닫는다? 보험업계 재무건전성 악화 우려감 고조
     

    오는 2018년 도입 예정인 'IFRS4 Phase 2(IFRS4 2단계)'로 인해 보험사들이 생존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IFRS4'는 보험계약 국제회계기준으로 국제회계기준위원회가 다양한 보험회계 관행을 일시에 조정하기 곤란해 2단계에 걸쳐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는 보험부채를 원가로 평가하는 1단계 기준서가 적용되고 있다.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2단계 기준서는 내년 확정 발표될 예정이다.

    문제는 IFRS4 2단계가 적용될 경우 보험사들이 대규모 자본감소 현상을 겪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보험부채의 변동성으로 인해 가뜩이나 어려운 시장 상황이 더 큰 위기로 바뀔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험부채 시가 평가…대규모 자본감소= IFRS4 2단계가 국내에 상륙하면 보험사들은 급격한 자본감소로 인해 자산건전성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창수 숭실대학교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교수는 지난달 13일 열린 '2014 국제정책심포지엄'에서 "외국과 달리 갑자기 IFRS4 2단계를 적용해야 하는 국내의 많은 보험사들은 존폐위기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IFRS4 2단계의 핵심은 1단계에서 원가로 평가했던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것이다. 보험부채는 앞으로 지급하게 될 보험금 등의 금액을 미리 예상해 갖고 있는 책임준비금이다.

    이처럼 기준이 바뀌게 되면 결산시점마다 위험률과 할인율 등을 포함한 기초율을 재산정해 보험부채를 재평가하게 되는데 이에 따라 보험부채는 롤러코스터를 타듯 변동성이 확대된다.

    원가 평가를 하면 처음 책정한 보험부채가 보험기간 동안 계속해서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시가 평가를 하게 되면 보험부채는 결산시점마다 달라진 할인율을 포함해 새로운 시장의 정보를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심한 변동성에 시달려야 한다.

    현재 보험시장은 저금리 장기화를 비롯해 고령화, 발달된 의료 기술 등 많은 변화가 생겼다. 저금리는 할인율을 떨어뜨리며, 고령화와 발달된 의료 기술은 보험금을 지급해야 할 상황을 늘어나게 만들고 있다.

    사람은 젊을 때보다 늙었을 때 더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으며, 뛰어난 의료 기술은 작은 질병까지 찾아내고 있다. 이에 실제 암 발병률은 매년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미 책정했던 보험부채를 새롭게 시가 평가하면 보험부채는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른 대규모 자본감소 현상으로 보험사들은 꽤나 골머리를 앓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생명보험사들은 확정형 고금리 부채의 점유비율이 아직 높은 상황이라 금리확정형 보험계약의 결손 발생도 자본을 감소시키는 데 보다 압력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과거 고금리였을 때 판매된 보험상품들이 부메랑이 돼 생보사들의 자본을 급속하게 갉아먹을 테니 말이다.

    사실 IFRS4 2단계의 도입 목적은 보험회계의 투명성, 회사 간의 비교가능성 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인데 이 같은 장점들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보험사들은 기초율 산출·관리로 부산해질 전망이다.

    □달라지는 사업비 구분에 늘어나는 초기 비용= 보험회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행 1단계의 경우에는 사업비를 신계약비와 유지비로 구분해 신계약비 전액이 사업비 이연대상이었다.

    하지만 2단계를 도입하게 되면 사업비는 직접비와 간접비로 나뉜다. 직접비는 또 신계약비와 유지비로 구분되며, 사업비 이연대상에는 직접신계약비만 해당된다. 이에 따라 직접신계약비는 보험부채평가에 반영된다.

    즉, 지금은 신계약비 전체를 직접신계약비로 보고 보험설계사들에게 신계약에 따른 수수료를 먼저 지급한 뒤 장부상으로 비용이 많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를 전부 이연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신계약비 안에 포함된 신계약·유지 등과 관련해 필요한 금액을 그 당시의 비용으로 처리하고, 설계사에게 직접 주는 수수료 등 직접신계약비로 분류되는 부분만 이연하는 것이다.

    이 같이 이연하는 금액이 줄어드는 것은 결과적으로 초기 비용이 늘어나도록 만들며 보험사들에 또 다른 부담을 안겨주게 된다.

    그동안 보험사들은 비용을 천천히 인식해 왔는데 이제는 바로 손실처리를 하게 돼 한숨을 내쉬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조재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사들에 부담이 되긴 하지만 결국에는 도입해야하고 또 합리적인 것"이라면서 "간접비는 항상 쓰는 것이라 미룰 이유가 없어 회계적으로 이렇게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나아가 이 같은 사업비의 구분은 보험계약 유지율 관리의 중요성을 증가시킨다. 사업비차익의 상당부분이 계약초기에 집중됐던 기존의 부분을 완화하는 영향이 있기 때문이다.

    사업비차익이란 예정사업비와 실제사업비 간의 차이로 예정사업비가 실제사업비보다 큰 경우를 말한다.

    배형국 신한생명 부사장은 국제정책심포지엄에서 "신계약비의 분류만으로도 회사 손익에는 큰 영향이 있다"면서 "계약 초기에는 손익의 차이가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수입에 포함 안 되는 저축보험료…미래는?= 배 부사장은 저축성보험의 미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보험계약 자체도 보험요소만 매출로 인정해 저축성보험의 판매를 중지하느냐 아니면 최소화하느냐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이에 따른 모집 조직들의 수당을 어떻게 조율하고, 그들의 소득이 줄어드는 것은 또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저축성보험이 줄어드는 매출로 인해 시련을 겪을 것으로 추정되는 그 근거에는 보험사의 달라지는 수입인식 방법이 있다.

    기존에는 당기에 수입한 보험료 전액을 수입으로 인식했다면, 2단계에서는 추정한 당기비용(보험금·사업비)에 이익을 가산해 수입으로 인식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전체 보험료를 수입으로 인식했던 것과 달리 앞으로는 위험보장에 관련된 것만 수입으로 인식해 저축성보험의 저축보험료는 수입으로 잡지 않는다. 여기에 보험기간 총예상이익 중 당기 해당분, 즉 이익이 날 것이라고 예상하는 정도를 포함해 수입으로 계산한다.

    이로 인한 보험수입은 위험보장에 비례해 전체 보험기간에 걸쳐 인식된다. 이에 그 규모는 현행 대비 30% 수준으로 상당히 감소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저축성보험 위주로 판매해 온 보험사의 수입은 적게 인식될뿐더러 그에 따른 시장점유율도 줄기 때문에 각 보험사들은 이에 맞는 경영 전략을 펼쳐야 한다.

    또 저축성보험의 판매에도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당장 영업현장에 불똥이 튈 수도 있는 부분으로 보험업계에 닥친 또 다른 고민이다.

    조재린 연구위원은 "만기환급형 저축성보험의 저축보험료 같은 경우 수입으로 인식하지 않기에 영업사이즈를 줄일 수 있다"면서도 "투자를 잘 하는 보험사라면 괜찮을 것이고, 은행처럼 예대마진 등의 수익을 기대해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각 회사에 맞게 저축성보험에 대해 접근해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 허창언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국제정책심포지엄에서 "아직까진 IFRS4 1단계가 적용되고 있어 현재 보험사들이 덕을 보고 있지만 2단계가 도입되면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또한 배형국 부사장은 "보험부채의 시가 평가로 인해 자본잠식 회사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생명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발표한 일정에 맞춰 실제로 IFRS4 2단계의 도입이 이뤄진다면 빅3도 문 닫을 위험이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