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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국가부도위기(한겨레펌)

2011.07.12 13:54

광농민노 조회 수:10480

미국이 국가부도의 위기로 몰리고 있다. 한 신문 기사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국가부채 총액은 법정 부채 한도인 14조 2,940억 달러를 넘어섰다. 국민 1인당 부채액이 우리 돈으로 약 5,000만원씩이다. 문제는 다음 달 2일까지 부채 증액을 위한 법안이 발효되지 못하면 초유의 국가부도 사태에 직면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런데 아직 법안이 의회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70% 수준이다. 그나마 그것은 주정부와 연방정부가 국내에서 진 빚을 제외한 것이어서 그것까지 합치면 GDP의 100%에 달한다고 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이 국가부도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미국은 만성적인 국가부도의 위기 속에서 허덕이고 있다. 한 마디로 미국은 이미 노쇠한 공룡국가이다.


미국이 이렇게 부채공화국이 된 것은 지난 공화당 정권들의 거듭된 실정 때문이다. 레이건과 아버지 부시 정권 때 미국은 구소련을 겨냥해 대규모 군비 확장을 단행하고 부자들에게 천문학적인 감세를 해주면서 국가부채를 35%에서 일약 60%대로 늘려놓았다. 그나마 클린턴의 민주당 정부가 긴축재정을 통해 부채 총액을 50% 이하로 떨어뜨려 놓았지만 아들 부시가 들어서면서 또 다시 대규모 부자 감세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침공 및 부실 부동산 담보대출 확대를 통해 국가를 부도 위기로 몰아넣었다. 아마 후세의 미국 역사가들은 부시 부자를 미국을 파멸로 몰아간 대통령들로 혹독하게 평가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 같은 초강대국이 설마하니 채무 불이행으로 국가부도가 날까 하고 생각하겠지만 이제는 미국의 국가부도는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이번에 어떻게든 위기를 넘긴다하더라도 오래지 않아 다시 국가부도의 위기가 닥치는 악순환이 거듭될 것이다. 그런 가운데 미국 경제와 파워는 빠른 속도로 후퇴할 수밖에 없다. 일본에 이어 이제 미국이 수렁 속으로 빠져들 차례이다. 아마 미국은 이 수렁에서 빠져 나오기 힘들 것이며, 머잖아 초일류 국가의 지위를 잃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자리는 중국과 다른 나라가 차지할 것이다. 물론 미국과 같은 거대한 나라는 내려앉는 데도 상당한 세월이 걸리겠지만 말이다.


문제는 우리나라이다. 이명박 정부는 정권 초기부터 실패한 미국의 공화당 정책을 보란 듯이 그대로 답습해 국가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 3년 반 동안 부자와 재벌들에 대한 천문학적인 감세, 토목과 건설 관련 회사들에 대한 엄청난 구제금융, 4대강 개발이라는 터무니없는 토목사업으로 경제 왜곡을 심화시켰다. 게다가 부시 정부가 실패한 대북 고립정책을 무모하게 밀어붙여 남북관계를 파탄으로 몰아넣고 서로 간의 적대의식을 위험수준까지 끌어올렸으며, 그런 가운데 남북의 경제협력과 우리 기업의 대북진출은 완전히 좌절되고 말았다. 그리고 그 빈자리를 중국이 밀고 들어오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800조 원 내외이며, 국가부채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및 관련기관을 합치면 1,000조 원이 넘는다. 이미 한계 상황을 넘어서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 경제 역시 머지않아 미국에 버금가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 규모의 경제는 미국과는 달리 하루아침에 내려앉을 수도 있다. 아마 정부도 이런 사실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오히려 그동안 대형 토목사업과 건축 경기 부양을 통해 무리하게 재정지출을 확대함으로써 절박한 위기를 모면하면서 동시에 위기를 악화시키고 있다.


이 정부는 무슨 수를 써서든 남은 임기 동안 파국을 지연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듯한 인상이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정부가 더 늦기 전에 비상한 노력으로 위기를 관리하고 완화하지 않고 이대로 계속 미루거나 악화시키게 되면 다음 정권에서 폭발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정부는 그럴 의사가 전혀 없는 듯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성공한’ 대통령이 되길 원한다. 그러므로 이 정부 이후의 경제 붕괴는 이 정부의 책임은 아니다. 아마 이런 생각인지 모르겠다. 만에 하나 그렇다면 그것은 너무나 부도덕하고 파렴치한 행위이다.